거울 속 도플갱어 괴담|3초 먼저 손을 든 나
우리 집 욕실에는 아무것도 제대로 비추지 못하는 거울이 하나 있었다. 거울 표면에는 언제나 희뿌연 서리가 끼어 있었다. 뜨거운 물을 사용하지 않은 날에도 마찬가지였다. 마치 거울 반대편에 누군가가 서서, 쉴 새 없이 입김을 불어대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수건으로 힘껏 닦으면 잠깐은 얼굴이 비쳤다. 하지만 몇 초도 지나지 않아 하얀 습기가 거울 가장자리에서부터 다시 번져왔다. 욕실 환풍기를 하루 종일 틀어놓기도 했다. 제습제를 여러 개 사다 놓았고, 거울 세정제로 표면을 닦아보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