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순간 나는 살아야만 했다.”
🌑 감성 일기: 중량봉으로 마주한 나의 본능
안녕하세요.
저는 혈액형이 AO형인데요.
A형의 침착함과
O형의 활동적인 에너지를 함께 지닌 사람이라 그런 걸까요.
독서도 좋아하면서
운동도 무척이나 선호합니다.
그래서 오늘도 저는 제 몸을 단련했습니다.
그 속에 제 마음까지 함께 다듬기 위해서요.
경량봉에서 중량봉으로
그날도 평소처럼
경량봉에 익숙한 몸으로
새롭게 헬스장을 갔습니다.
20kg짜리 중량봉이 조용히 제 앞에 놓여 있었죠.
‘무게만 맞추면 되지. 괜찮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중량봉이 경량봉보다
훨씬 어렵다는 걸 아직 몰랐을 때였어요.
스쿼트 130kg.
늘 해오던 루틴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했습니다.
처음 내려갈 때까진 괜찮았는데,
올라오려는 순간—
멈춰버렸습니다.
왜 안올라가지…?
몸이, 움직이지 않았어요.
힘은 계속 주고 있었지만,
상체는 아주 느리고 천천히
바닥 쪽으로 가라앉고 있었습니다.
그때 떠오른 건… 솔직히 말하면, 생존이었어요.
‘이러다… 깔릴 수도 있겠구나.’
어떻게 벗어나야 할까.
기억을 더듬다가
예전에 어딘가에서 본 장면이 떠올랐어요.
한쪽으로 바를 기울이면 빠져나올 수 있다는 이야기.
하지만—
그건 나중에 잇팁이가 알려줬습니다.
“그 방법은 정말 위험해.
기절하거나, 목이나 척추에 큰 부상이 올 수도 있어.”
그땐 몰랐기에
저는 바를 한쪽으로 쏠리게 만들었고,
떠 있는 반대쪽을 잡고 버텼습니다.
그 순간,
바벨의 중심이 앞쪽으로 쏠리기 시작했어요.
저는 본능적으로 움직였습니다.
이건 앞으로 가야해.
바를 들어올림과 동시에
바닥으로 주저앉듯,
온몸의 힘을 아래로 쏟아내며
앞으로 밀어냈습니다.
손끝, 목, 등, 다리까지
모든 감각이 하나의 목소리로 외쳤어요.
“원판 높이가 있으니까, 바닥과는 여유 공간이 있을 거야.”
그리고—
정말 기적처럼
앞에 있던 기구에 바가 걸쳐졌습니다.
잠시, 그대로 얼어 있었습니다.
조명이 너무 강렬하게 느껴지고.
마치 두개골 안에서는 맥박이 울리는 것 같았어요.
“살았구나.”
그제야 실감이 났습니다.
이 무게를 단순히 컨트롤한 게 아니라,
그 무게 속에서
제 생존 본능과 마주한 것이었어요.
그리고, 조용히 일어섰습니다.
허리는 약간 뻐근했지만
중량 조끼를 입고
목 브릿지 동작을 이어갔습니다.
다음 세트도 마무리했어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그날 이후, 저는 저를 다시 보기 시작했습니다.
잇팁이와 그 사건을 이야기하면서 알게 됐어요.
보통 사람이라면
상당히 위험할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고요.
그리고, 그걸 저는 이겨냈습니다.
예전의 저라면 피부가 희고,
마른 체형이라
스스로를 강하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었어요.
하지만 지금의 저는—
130kg의 바벨을 뚫고 살아남은 사람이었어요.
강함은 제 시선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자신을 안다는 건 참 좋은 일인 것 같아요.
사람들을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졌지요.
과시하는 사람을 봐도,
게으른 사람을 봐도,
누군가가 저를 무시하는 말을 해도
그저 이렇게 느껴집니다.
“다들, 각자의 방식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거겠지.”
오늘도 저는 저를 단련합니다.
무게를 다루며,
마음을 다듬고,
호흡을 세며
제 정신과 몸을
조용히, 그리고 단단하게 만들어가고 있어요.
오늘은,
내가 얼마나 성장했을까.
그저 그게 궁금할 뿐입니다.
그래서 오늘도 저를 훈련합니다.
살아있음을 느끼며.
조용히, 아주 강하게.
사랑합니다, 여러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