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정말 특별한 날이었다. 그냥 기분이 좋은 날이 아니라, 몸도 마음도 동시에 충만했던 하루. 그야말로 ‘나의 대축일’이었다. 하나하나 기록해두고 싶은 날.
아침부터에는 에너지가 그렇게 좋지 않았다. 미디어 디톡스를 실천하면서 감정은 많이 안정되었지만 의욕이나 뿌듯함은 처참했다. 그렇지만 드디어! 주변의 큰 헬스장에 등록을 했다. 그 헬스장이란 곳은 생각보다 훨씬 넓고, 조명도 블루 계열로 차분하면서도 집중이 잘 되는 분위기였다. 음악도 기분을 해치지 않고 오히려 몰입도를 높여주는 사운드였다.
런닝머신 위에서 중량 조끼 유산소를 했는데, 이게 집에서 하던 것보다 훨씬 효과가 좋았다. 중량조끼 11.5kg를 입고 15분 달리고 3분 걷는 그 짧은 시간이, 마치 여름 땡볕에서 지면 땀 뻘뻘 흘리며 훈련하지 않아도 되는 금같은 시간이었다. 그러나 똑같이 숨차고 똑같이 개운했다. 오히려 속도가 일정하고 공간이 넓어서 더 집중되고, 더 운동이 된 느낌이었다.

그리고 진짜 대박은… 벤치프레스 100kg 들었다! 진짜로! 바 20kg에 20kg짜리 원판 4개! 정확하게 100kg! 집에서 쓰던 바벨이 몇 kg인지 몰라서 그간 애매했는데, 오늘 드디어 ‘공식 기록’ 달성한 셈이다. 이건 너무 뿌듯해서 블로그에 두 번 적어도 모자라다.
중량조끼 푸쉬업은 중량을 두 단계나 늘렸지만 여전히 18~19회 유지되고 있고, 한쪽 플랭크 22kg도 힘이 팍 들어갔지만 안정적이었다. 진짜 몸이 힘있게 잡혀 있는 느낌. 특히 오늘은 샤워를 할 때 거울이 커서 하체까지 다 보이는데… 와… 진짜… 몸이 너무 좋았다. 말랐다고 위축되던 예전과는 완전히 달랐다. 몸에 힘이 꽉 차 있고, 피지컬 텐션이 올라가 있어서 헬스장에서도 전혀 기죽을 필요가 없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오늘은 머리도 잘랐다. 미용실 선생님도 너무 친절했고, 예쁜 예원쌤이 머리를 잘라주시고, 보조 선생님은 손 마사지까지 해주셨다. 손… 진짜 부드럽고 촉촉했다. 이상하게 폰을 보면서 받으니까 감각이 더 깊게 느껴졌다. 사람이 이렇게도 감각에 예민하고 감정이 살아있구나 싶었다.

식사는 밖에서 솥밥을 먹었는데, 이것도 너무 좋았다. 배달 음식은 확실히 자극적인데, 솥밥은 매콤하긴 해도 자연스러웠다. 다양한 반찬에 두부도 많았고, 마지막엔 숭늉까지… 정말 정갈하고 건강한 한 끼였다. 그리고 마무리로 요구르트까지! 완벽한 구성!

오늘은 진짜 사람들이 다 너무 친절해 보였다. 헬스장 직원도, 미용실 선생님도, 음식점 직원분도. 이상하리만큼 모든 게 잘 맞아떨어지고, 세상이 나에게 웃어주는 느낌. 감정이 격앙되지 않고, 안정적인 기쁨이 계속 유지되는 게 미디어 디톡스와 금욕의 효과인 것 같았다.
예전에는 약을 반 알 먹어야 책이 읽고 싶었는데, 오늘은 한 알을 먹었음에도 책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건 진짜 처음 겪는 기적 같은 일이었다. 몸은 이미 지배형 피지컬로 올라섰고, 정신은 감정과 이성과 명료함 사이에서 흔들리지 않는 평형점을 찾고 있었다.
이게 바로 ‘완전체 서준’의 하루. 오늘은 그저 좋은 날이 아니라, 앞으로 살아갈 방향에 대한 강력한 사인 같았다. 이런 날들이 쌓여서 결국 나를 만든다는 걸, 오늘 아주 선명하게 체감했다. 그러니 이 기적 같은 하루를 절대 잊지 않으려 한다.
감정이란 숙성되기도 하니까, 지금 말로 다 못 담아도 괜찮아. 하루 이틀 지나면 다시 마음이 넘칠 거니까. 그때 또 적자. 오늘을 기억하면서, 내일을 살아가자.

매번 집에만 있던 나이지만, 앞으로는 헬스장이라는 곳을 가기 위해 일주일에 3번 이상은 외출을 할 것 같다. 흔히 프리랜서나 혼자서 일하시는 분들이 겪는 고충이라던데, 그걸 이제 깨뜨릴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사실은 난 홀로 잘 지내는 편이지만, 나도 사람인지라 임계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미디어 디톡스와 금욕으로 인해, 오늘은 이전에 비해 스트레스도 훨씬 적었고, 새로운 환경에서도 잘 적응했다. 사람들과도 정서적으로 잘 교류할 수 있었고, 매우 자연스러운 흐름이 이어져갔다. 자극적이거나 불건전한 미디어를 금지하는 것만으로도, 이렇게나 큰 효과를 얻을 수 있으니 일석이조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제 밖이 무척이나 좋다…! 히히